레지오 훈화 - 부활 제6주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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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/25-5/31 부활 제6주간 레지오 훈화 : 엄마, 아빠 고생하셨어요
강원도 산골 목장에 살고 있던 소년은 백혈병이 재발하여 다시 서울의 큰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.
건강한 또래의 소년이라면 중학교에 입학해 한껏 부풀어있을 때였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
백혈병을 앓기 시작하여 이제껏 병원을 들락거리느라 소년은 학교도 제대로 다녀보지 못했다.
며칠 동안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눈을 뜬 아침,
소년은 엄마에게 담당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졸랐다.
휠체어를 타고 의사 선생님 방에 들어서자
소년은 의사 선생님과 단둘이 할 얘기가 있다며 한사코 엄마를 밖으로 밀어냈다.
독한 약 때문에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얼굴도 노랗게 부어 올랐지만
소년의 눈 만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.
“선생님, 저는 앞으로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아요.
백혈병으로 고통 받는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나를 기증하고 싶어요”
소년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안 의사 선생님은 목이 메어 아무 말도 못하고
보드라운 소년의 머리털을 쓰다듬어 줄 뿐이었다.
밖에서 얘기를 엿듣고 있던 엄마는 숨죽여 울고 있었다.
같은 병동의 어린이 환자들이 하나 둘 숨을 거둬 빈자리가 늘어갈 때에도
소년은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쾌활함을 잃지 않았다.
그러던 소년도 끝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말았다.
의식불명 상태가 된 지 하루 이틀......
시간은 점점 흐르고 소년의 부모의 애절한 바램은 더욱 커져 갔다.
열흘 째 되던 날 소년이 가느다랗게 눈을 떴다.
곁에 있던 엄마와 아빠가 소년의 이름을 부르며 바싹 다가서자 소년은 입술을 힘겹게 움직이며 말했다. “엄마, 아빠...고생 많이 하셨어요. 사랑해요”
소년은 그렇게 7년 동안 백혈병과 힘겹게 싸워 온 삶을 마감했다.
아침 햇살이 소년의 싸늘히 식어 가는 몸을 따뜻이 감싸 안고 있었다.
지난 97년 2월 16일, 김민우군은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유언을 남기고
그렇게 세상을 떠났다.
사랑은 한 사람의 노력 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.
김민우군과 가족의 아름다운 선택, 마음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.
예수님의 사랑에 함께 한 사람이 있었다면 십자가에 못 박히는 엄청난 고통을 당하시지는 않았겠죠.
함께 해야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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